이중섭의 '푸른 언덕' 과연 어디일까?
이중섭의 '푸른 언덕' 과연 어디일까?
  • <한산신문> 김영화 기자
  • 승인 2009.07.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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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용남면 미늘고개에서 내려다본 앞바다

▲ 이중섭 화가의 푸른언덕 원작.
▲ 푸른억덕의 배경이 된 용남면 민월고개에서 내려다본 용남면 일대

2004년 옥션 최고가로 첫 공개됐던 이중섭의 '푸른 언덕'.

이중섭(1916-1956)이 통영에 머물면서 그린 10여 점의 풍경화에는 주로 근경이 강조돼 있지만, 이 작품은 원경과 중경, 근경이 고루 강조되고 서로서로 거리가 가깝게 보인다.

오른쪽의 원경도 해변에 있는 자그마한 집들까지 또렷하게 보일 만큼 멀리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섬과 언덕의 해안을 수평으로 그려 화면 전체에 안정감을 주었고, 몇몇 사선적 요소들이 화면의 깊이감을 설득력 있게 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방향으로 멀리 바라보는 평원적 원근법에 의해 통일된 조망을 이룬다.

멀리 산줄기의 형체는 입체감이 살아 있으면서 능선의 굽이치는 곡선이 리드미컬하다.

중간에는 평평한 억덕과 그 위에 하늘로 치솟은 나무의 상승감이 화면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해안의 경사진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집들이 정겹게 보인다.

근경 오른쪽 해변에 바위틈을 뚫고 밀려들었다 쓸려나가는 파도까지도 서로 엉켜질 듯한 변주가 자연스럽다.

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는 이성운씨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중섭이 1954년 봄에 맨 처음 그린 풍경화이다.

원작 망실로 기록, 흑백사진으로 존재하던 것이 지난 2004년 옥션경매 최고가로 풍경, 통영풍경, 푸른 언덕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첫 공개돼 세간을 모은 작품이다.

작품의 정확한 명칭은 '푸른 언덕', 진품을 확인할 수 있는 이중섭의 싸인도 있다.

6호 크기(가로 41.5×세로 29㎝)의 이 작품 원소장자는 이중섭이 1953년 항남동 성림다방 2층홀에서 40여 점의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 당시 이 전시회를 후원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인 어협이사 김용제씨였다.

이후 유족의 사정에 의해 서울 옥션으로 매매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장소에서 대해서는 동호동 일대 옛 바닷가, 미륵도 조선소가 들어선 곳, 용남면 등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 작품을 좋아한 진의장 통영시장 마저 이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 어디인지 살피러 다닐 정도로 세간의 관심 대상이었다.

최근 본지 칼럼리스트인 김보한 시인이 그림 속 배경을 찾아냈다.

그를 따라 이 그림 속 풍경을 찾아 나서본다.

그림 속 구체적 장소는 통영시 용남면 삼산리 미늘(美月)고개마루 우측 상부에서 시작해서 해안 바닷가까지 이르는 부분이다. 동북방향으로 펼쳐진 전경의 원경, 중경, 근경을 합해 그린 그림이다.

현장을 찾아가서 사진 촬영으로 대조해 보자.

위 그림은 이중섭의 통영 풍경화 중 하나인 푸른 언덕 원작이다. 아래 그림은 직접 찍은 현장 사진으로 원경과 중경·근경을 나타낸 것이다.

원경의 우측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도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 중경도 마찬가지이며, 근경은 이 장소가 확실함을 증명해 주는 단초가 된다.

궁금한 이는 이중섭이 바라봤던 바로 그 곳으로 달려가 보자. 직접 확인하는 그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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